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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교회, 부정한 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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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기원섭 작성일15-07-20 08:57 조회2,023회 댓글1건

본문

 

 

 

 

서울시민교회, 부정한 입술

 

나는 교회를 다닌다.

 

우리 교회는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 대공원 후문에서 가까운 대한예수교장로회 서울시민교회다.

 

서울 서초동 우리 집을 나서서, 반포대교에서 한강을 북으로 건너고, 강변북로를 서에서 동으로 달리고, 성수대교 남단쯤에서 동부간선도로를 따라 북으로 올라가다가, 군자교에서 천호대로 길로 빠져나와 어린이대공원 쪽으로 가다보면, 첫 고갯마루 조금 못 미쳐서 오른편으로 높이 선 붉은 벽돌 건물이 곧 우리 교회다.

 

‘사랑의 교회’라든가 ‘충신교회’라든가 해서, 내가 사는 서초동 우리 동네에도 꽤나 그 명성이 알려진 교회가 몇 있지만, 굳이 30리 길이나 되는 그 먼 곳 교회를 다니는 것은, 다 나름의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교회가 처음 설 그 즈음부터 다녔기에 정이 들어서이기도 하고, 우리 순장을 맡으신 안희국 권사님이 그러시듯 잘 이끌어주시는 마음 따뜻한 리더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더 큰 이유가 있다.

 

담임이신 권오헌 목사님의 말씀이 참 좋다는 것 그것이다.

 

말씀의 바탕이 되는 성경지식의 해박함이 그렇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논리전개가 그렇고, 부드러운 화법이 그렇고, 유창한 언변이 그렇고, 특히 세상사 온갖 경험을 하나 감추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밝혀주심이 그렇다.

 

때로는 불같은 노함도 있고, 가차 없는 질타도 있다.

 

그래도 난 그런 권 목사님의 말씀이 참 좋다.

 

말씀의 진정함이 내 가슴에 담겨 들어서다.

 

그래서 난 늘 권 목사님의 말씀으로 감동 받고, 또 회개하는 계기를 만들고는 한다.

 

 

 

 

 

2015년 7월 19일 주일인 오늘 말씀도 그랬다.

 

‘부정한 입술’이라는 제목의 오늘 설교는 성경 구약 이사야 6장 1절에서 13절까지의 구절을 바탕으로 하셨다.

 

다음은 그 구절 전문이다.

 

「1 웃시야 왕이 죽던 해에 내가 본즉 주께서 높이 들린 보좌에 앉으셨는데 그의 옷자락은 성전에 가득하였고 2 스랍들이 모시고 섰는데 각기 여섯 날개가 있어 그 둘로는 자기의 얼굴을 가리었고 그 둘로는 자기의 발을 가리었고 그 둘로는 날며 3 서로 불러 이르되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만군의 여호와여 그의 영광이 온 땅에 충만하도다 하더라 4 이같이 화답하는 자의 소리로 말미암아 문지방의 터가 요동하며 성전에 연기가 충만한지라 5 그 때에 내가 말하되 화로다 나여 망하게 되었도다 나는 입술이 부정한 사람이요 나는 입술이 부정한 백성 중에 거주하면서 만군의 여호와이신 왕을 뵈었음이로다 하였더라 6 그 때에 그 스랍 중의 하나가 부젓가락으로 제단에서 집은 바 핀 숯을 손에 가지고 내게로 날아와서 7 그것을 내 입술에 대면 이르되 보라 이것이 네 입에 닿았으니 네 악이 제하여졌고 네 죄가 사하여졌느니라 하더라 8 내가 또 주의 목소리를 들으니 주께서 이르시되 내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꼬 하시니 그 때에 내가 이르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 하였더니 9여호와께서 이르시되 가서 이 백성에게 이르기를 너희가 듣기는 들어도 깨닫지 못할 것이요 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하리라 하여 10 이 백성의 마음을 둔하게 하며 그들의 귀가 막히고 그들의 눈이 감기게 하라 염려하건대 그들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깨닫고 다시 돌아와 고침을 받을까 하노라 하시기로 11 내가 이르되 주여 어느 때까지니이까 하였더니 주께서 대답하시되 성읍들은 황폐하여 주민이 없으며 가옥들에는 사람이 없고 이 토지는 황폐하게 되며 12 여호와께서 사람들을 멀리 옮기셔서 이 땅 가운데에 황폐한 곳이 많을 때까지니라 13 그 중에 십분의 일이 아직 남아 있을지라도 이것도 황폐하게 될 것이나 밤나무와 상수리나무가 베임을 당하여도 그 그루터기는 남아 있는 것 같이 거룩한 씨가 이 땅의 그루터기니라 하시더라」

 

오늘 그 말씀으로, 나는 또 회개할 수밖에 없었다.

 

내 지나온 삶의 길 그 온통에, 부정한 입술로 덧칠하듯 살아온 흔적들이 가득 깔려 있기 때문이다.

 

하나하나 되짚어볼라치면, 그 하나하나가 몽땅 낯 들고 다니지 못할 정도로 참 쪽팔리는 사연들이다.

 

얼마나 쪽팔리는 사연인지, 그 중에 딱 한 예만 든다.

 

40여 년 전으로 거슬러, 나와 아내사이에 혼담이 오갈 때의 일이다.

 

형제자매의 수를 묻는 아내에게 숫자 하나를 줄여서 여섯이라고 한 것이 그렇고, 허름한 초가집 한 채 없을 정도로 가난했던 우리 집 형편을 속인 것이 그렇다.

 

앞의 경우는 일곱이라고 사실대로 답을 할 경우 그 숫자에 부담을 느낀 아내가 나로부터 서서히 멀어질 수 있겠다 싶어 거짓말 한 것으로, 굳이 따져 묻는다면 나 하나는 그 수에 끼워 넣지 않은 것뿐인데 뭘 그러느냐는 식으로 우길 생각이었고, 뒤의 경우는 내가 경북 문경 점촌이라는 촌구석을 고향으로 두고 있는 촌놈이니 당연히 집 한 채는 있을 것이라고 믿은 아내의 착각을 이용한 것으로, 묵비의 거짓말이었다.

 

아내가 내 그 거짓된 모습을 알게 된 것은, 결혼식을 치르고도 부산 태종대로 1박 2일의 너무나 짧은 신혼여행을 다녀와서의 일이었다.

 

첫 시집 나들이에서, 우리 온 가족이 방 두 칸의 셋집에서 가난하게 살고 있는 그 현장을 보고서야, 뒤늦게 눈치 챈 것이었다.

 

그렇다고 내게 하나하나 그 실상을 따져 묻지도 않았다.

 

따져 물어본들, 이젠 되돌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음을, 아내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겠다 싶었다.

 

얼마나 가슴이 미어졌을까, 지금 돌이켜 생각해도, 내 부정한 입술로 상처받았을 그때의 내 아내에게, 너무나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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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안희국님의 댓글

안희국 작성일

요즘은 점점 낯설은  젊은 교인들로 교회가 북적이고 있어요  집사님처럼 목사님 설교 말씀에 은혜를 받아서 자꾸만 발걸음이
시민교회를 찾는듯 합니다.  저희들도 주일이면 오늘은 우리 목사님 어떤 말씀으로 우리들의  마음을  새롭게 하시려나
기대와 설레임으로 주일을 맞이하곤 합니다.  언제나 우리 생활에서 실수하는 것들,  쉽게 놓쳐버리는 것들을 말씀으로 잘 집어서
권면하시는 우리 목사님,  설교시간이 짧은듯하지만 풍성한 말씀으로 우리에게  회개의 시간, 다짐의 시간, 도전의 시간으로
영의 양식을 채워주시는  능력의 목사님,,, 강건하시고 성령충만하시기를 기도하면서  감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집사님처럼 이렇게 받은  은혜를  잘 표현하시는 성도님들이 더 많아지므로 홈피를 통한 은혜의 장이 더 넓어지기를 사모합니다.
집사님 그런데  글로 내 마음을 전달한다는것이 그리 쉬운일이 아니기에 좀 어려운것 같아요~~~~
집사님 투박한 손으로  섬세한 마음 하나하나를 잘 옮겨주셔서 홈피가 아름다워지는것  감사드립니다.....
집사님은 자랑스러운 우리 서교구 순원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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