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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교회, 친구에게 바치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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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기원섭 작성일16-03-05 11:02 조회1,800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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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교회, 친구에게 바치는 노래

   

울지 않으려 참고 참았다.

 

그러나 참을 수가 없었다.

 

끝내 울고 말았다.

 

201635일 토요일인 바로 오늘 아침의 일이다.

 

내 핸드폰으로 수신된 한 통의 카카오톡 메시지 때문이었다.

 

우리 문경중학교 18회 동문인 양경석 변호사가 보내온 것이었는데, ‘친구에게 바치는 노래라는 제목의 글 한 편에, 이탈리아 성악가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그 노래를 부르는 동영상 한 편이 첨부되어 있었다.

 

다음은 그 글 전문이다.

 

어린 구노는 음악 신동이라 불렸습니다.

 

파리 외방 선교회에서 운영하는 학교에 다녔습니다. 같은 학급에는 구노가 따라잡을 수 없을 소위 음악 천재가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친한 친구였고 선의의 경쟁자였습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할 나이가 되었습니다.

 

당연히 그 친구가 음악을 하리라고 생각했던 구노는 신학교에 들어간 친구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헤어졌습니다.

 

바람결에 들려오는 소식에 그 친구 소식도 묻어 왔습니다. 사제가 된 그 친구가 파리 외방 선교회에 들어갔다고...

 

구노는 그 친구를 만나보고 싶었는데, 어느새 중국으로 발령받아 갔다는 소식만 접하게 되었습니다.

 

신앙심이 깊었던 구노는 그 친구를 위해 틈틈이 기도했습니다. 오랜 사목 후에 휴가라도 오면 옛 추억을 나누며 차를 함께 마실 수 있을 것이라고.

 

어쩌면 자신이 그 친구가 있는 중국에 가서 동양 문물도 구경하며, 그 친구가 사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했습니다.

 

가끔씩 학교 게시판에는 붉은 글씨로 ".... 순교"라는 메모가 붙어 있었습니다. 그것을 볼 때마다 평화 속에서 주님을 믿는 순박한 사람들은 전율을 금치 못했습니다.

 

구노도 물론 순교자들을 생각하면 슬프고 가슴 아파했고, 그 친구를 생각하면 불안한 마음이 없지 않았지만, 그래도 선교의 자유가 주어진 중국이기에 내심 안도했습니다.

 

어느 날 이었습니다.

 

게시판에 그 친구의 이름이 나왔습니다. 빨간 글씨는 아니어서 안심을 했지만, 내용을 읽어본 구노는 경악스러웠습니다.

 

그 친구가 "조선 대교구 주교"로 임명되어 죽음의 땅 "조선"으로 발령받았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구노는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한번 들어가면 살아 나오기 힘들다는, 아니 거의 불가능하다는, 차라리 순교하기 위해서 조선으로 들어간다는 말까지 횡횡했던, 바로 그 "죽음만이 기다리는" 조선으로 들어간답니다.

 

구노는 날마다 주님과 성모님께 그 친구가 제발 무사히 돌아와 단 한번만이라도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를 드렸습니다.

 

어느 주일날이었습니다.

 

구노는 요란하게 울리는 종소리를 들었습니다.

 

마음이 불안해졌습니다. 삼종시간도 아닌데 이렇게 요란하게 종이 울린다는 것은 불길한 징조였습니다.

 

으레 그랬듯이 순교자가 또 나온 것이 아닐까.... 불안한 마음에 달음질 쳐서 뛰어간 구노는 실신지경이 되었습니다.

 

게시판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앙베르 주교 조선에서 순교"

 

눈물이 앞을 가려 서 있을 수조차 없던 구노는 정신없이 뒷동산으로 뛰어갔습니다.

 

언제나 변함없이 자비로운 눈길로 우리를 내려다보시는 성모상 앞에서 구노는 목 놓아 울며 성모송을 바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구노(Charles Francois Gounod, 1818~1893)19세기 프랑스의 대작곡가입니다.

 

아버지는 유명한 화가이며 어머니는 피아노를 잘 치는 예술적 환경에서 자라난 그는, 한때 사제가 되려한 열심한 신자였습니다.

 

파리 외방 전교회 성가 대장이었을 때, 당시 조선에서 전교하던 파리 외방 전교회의 사제였던 친구의 순교 소식에, 영감을 받고 즉흥적으로 성가를 작곡하였는데, 이 곡이 바로 구노의 아베 마리아인 것입니다

 

기독교인을 박해했던 조선시대 말기의 그 모진 마음들이 나를 울게 만들었고, 성 앙베르 주교가 외진 땅에서 순교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그 순간의 무서움이 나를 울게 만들었고, 그렇게 순교한 친구를 위해 노래 한 곡을 지어 바칠 수 있는 구노의 그 진정한 우정이 나를 울게 만들었다.

 

또 더 울었다.

 

회개의 마음이 뒤따라 일어서였다.

 

내 삶에도 그렇게 모진 심보의 순간이 깃든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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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안희국님의 댓글

안희국 작성일

영과 진리로 예배하시는 집사님 마음속에 성령이 충만하십니다.    집사님!  성령이 임하시면 입술과 언어와 삶의 가치관이 달라진다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영이  집사님 마음을 세밀하게 만져주시고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아  울게도 하시고 웃게도 하시는  참 좋으신 주님께 영광 감사 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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