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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교회, 하나님의 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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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기원섭 작성일16-04-03 16:48 조회1,506회 댓글0건

본문

 

 



서울시민교회
, 하나님의 간섭

 

 

30여 년 전의 일이다.

 

은행에서 500만원을 대출 받았다.

 

여동생 시집보낼 자금으로 쓸 생각에서였다.

 

그때만 해도 한 집안 7남매의 맏이로서 집안의 대소사에는 내가 나서서 그 온통을 감당해줘야 했다.

 

아버지에게는 기댈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때로 15년쯤 전으로 거슬러 울 엄마가 오랜 투병생활 끝에 세상을 뜨고 난 뒤로, 아버지는 낙심한 나머지 생활력을 잃고 말았고, 그래서 맏이인 내가 매월 30만원의 생활비를 꼬박꼬박 송금해드려야 할 정도로 아버지는 가난을 떨쳐버리지를 못했다.

 

500만원 은행대출도 그렇게 내가 감당해야할 돈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생겼다.

 

혼사보다 석 달 빨리 대출이 이루어진 것이 문제였다.

 

그 석 달의 이자가 부담스러워서였다.

 

그때만 해도 은행대출에는 5%정도의 커미션이 들 때여서, 그 커미션 부담으로 대출이 쉽지 않았었다.

 

그런데 마침 커미션 없이 대출해주겠다는 은행이 있어서 그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대출을 서두르다보니 그렇게 석 달 미리 대출을 받게 된 것이었다.

 

근데 그 석 달의 이자가 아까웠다.

 

그때 내 마음속에 슬슬 마()가 끼어들기 시작했다.

 

바로 주식투자였다.

 

그때만 해도 내가 대검찰청중앙수사부에 검찰수사관으로 근무할 때여서, 웬만한 주식정보는 미리 얻어들을 수 있을 것 같았고, 그 정보를 잘 이용하면 돈을 좀 벌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러나 내 양심이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주식투자로 혹 돈을 벌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 돈은 애써서 번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몇날 며칠을 고민을 했다.

 

그러나 결론은 석 달만 양심에서 벗어나보자는 것이었다.

 

언제 현실적으로 주식투자를 할 것인가 그 기회를 엿보다가, 어느 날 작정하고 서울 서소문동 대검찰청 청사 가까운 곳에 있던 제일증권서소문 지점에서 500만원 상당의 주식을 샀다.

 

희한하게도 사는 그날부터 주식시세 판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아무도 눈독 들이지 않는 관리종목까지 온통이 상한가로 치솟았다.

 

내가 산 주식도 당연히 상한가려니 했다.

 

아니었다.

 

그날 장이 끝날 때 확인해봤더니, 딱 두 종목만 빼고 그 이외의 전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상한가를 치지 못한 그 두 종목은 하한가였다.

 

바로 그 두 종목, 내가 그날 사들인 한보종합건설효성물산그 두 종목이었다.

 

하늘이 노래졌다.

 

어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는가 싶었다.

 

누군가 나를 향해 이렇게 비웃는 듯했다.

 

‘빙!’

 

내 그때 느낀 것이 하나님의 간섭이었다.

 

하나님의 간섭은 그 하루로 끝나지 않았다.

 

그 이후로 열흘을 계속했다.

 

다른 종목은 다 상한가를 치고, 내가 산 그 두 종목만 그 열흘 내내 하한가를 기록한 것이다.

 

주식대금은 이제 반 토막이 되고 말았다.

 

아내의 얼굴이 떠올랐고, 결혼날짜를 잡아놓고 있는 여동생의 얼굴이 떠올랐고, 내 사랑하는 두 아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더 늦기 전에 그 반 토막이라도 건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열하루 째 되는 날 아침에 매도주문을 냈다.

 

오전 10시에 주식시장이 개장되자마다 내놨는데, 그 시간에도 역시나 마찬가지로, 다른 종목은 다 상한가로 치닫고 있었고, 내 그 두 종목은 하한가를 치고 있었다.

 

팔리기 글렀다 생각하고 증권회사에서 빠져나오려고 하는 그 순간이었다.

 

그 잠깐의 순간에 주식시세 판에 대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지난 열흘 동안 상한가였던 종목들의 시세 판에 하나 둘 파란불이 켜지기 시작하더니 아주 순식간에 온통이 하한가로 내리 꽂히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방금 내놓은 그 두 종목은 곧바로 상한가로 바뀌고 있었던 것이다.

 

하한가로 팔려나가고 난 뒤의 상한가였다.

 

또다시 하늘이 노래졌다.

 

그 자리에 그냥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그리고 엉엉 울고 말았다.

 

그 시세는 열흘 동안 계속됐다.

 

그때 내 마음속으로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했다.

 

하나님! 제가 졌습니다. 앞으로는 절대로 주식으로 돈 벌겠다는 헛꿈을 꾸지 않겠습니다.”

 

하나님의 간섭을 받아들이겠다는 기도였다.

 

그러나 그 기도는 거짓 기도였다.

 

그 이후로, 재개발을 내다보고 전세를 끼고 사놓은 잠실시영아파트 한 채를 팔아먹고, IMF를 맞아 그때까지 내가 갖고 있던 주식 전량이 휴지가 되고 난 이후에야, 내 삶에서 주식투자의 꿈을 버릴 수 있었다.

 

 

잊고 싶은 그 사건들을 다시 떠올렸다.

 

201643일 주일인 바로 오늘, 내가 다니는 서울시민교회 2부 예배에서의 일이었다.

 

담임이신 권오헌 목사님은 오늘 설교에서 성경 신약 요한복음 211절로부터 25절까지의 구절을 인용해서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라는 제목으로 말씀선포를 하셨다.

 

그 성경구절은 부활하신 예수께서 디베랴 호수에 나타나셔서 물고기를 잡는 제자들로 하여금 백쉰세 마리의 물고기를 잡게 하는 이적을 보이시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특히 오늘 2부 예배는 초등부 학생들도 함께 자리를 해서 권 목사님의 설교를 직접 들을 수 있게 한 예배로서, 권 목사님이 어린 초등부 학생들에게 예수께서 하신 그 이적을 좀 더 쉽게 이해시키시려고 성경구절을 풀어가시던 중에 하나님의 간섭이라는 말씀을 하셨다.

 

바로 그 말씀의 순간에, 내가 30여 년 전에 저질렀던 그 사건이 내 뇌리를 파고든 것이다.

 

헛된 욕심을 버리라는 하나님의 간섭을 세 번이나 떨쳐버렸던 오만의 세월이, 내게 그때 그렇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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