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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교회, 법조문과 법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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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기원섭 작성일18-09-04 14:47 조회82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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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교회, 법조문과 법정신

 

 

나는 교회를 다닌다.

 

우리 교회는 서울 광진구 천호대로 622(능동)에 자리 잡고 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서울시민교회다.

 

전철 5호선 아차산역 5번 출구로 나오면 어린이 대공원 후문이고, 거기서 천호대로 군자교 쪽으로 100m 거리의 길 왼쪽으로 보이는 높다란 붉은 벽돌 건물이 바로 우리 교회다.

 

모태신앙이긴 했지만, 내 어린 시절에는 피난살이로 이곳저곳 떠돌아다니면서 아무 교회나 다녔고, 나이 들어서는 겹치는 불행을 모두 다 하나님 탓으로 돌리면서 마음 내키지 않는 교회를 다녔을 뿐이었다.

 

말하자면 껍데기 교인이었다.

 

삶도 절제함이 없었다.

 

늘 방황과 방탕의 길을 걸었다.

 

그런대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던 것은 지금의 아내와 결혼하면서부터였다.

 

갓 시집온 새색시인 아내가 쫄딱 망한 우리 집안의 버팀목 역할을 능히 해내면서, 그 인연됨에 대하여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고, 그 감사한 마음을 바탕으로 교회를 다시 찾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집사 직분도 얻고, 교회에서 나름의 작은 역할도 하게 된 것이다.

 

그러다가 35년 전으로 거슬러 아내가 둘째를 가졌을 때였다.

 

아무래도 아이들 양육이 벅찰 것 같았다.

 

그래서 누군가의 도움을 좀 받아야 했는데, 그때 생각한 것이 바로 처갓집 신세 지는 것이었다.

 

결국 그때 살던 경기 안양 석수동 13평짜리 주공아파트에서 처가가 있는 서울 구의동의 대지 25평짜리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하게 됐고, 그렇게 처가와 이웃해 살다 보니, 장인 장모님께서 이미 다니고 계시던 지금의 우리 서울시민교회로 적을 옮겨 다니게 된 것이다.

 

그동안 이런저런 일을 핑계 삼아 주일예배를 종종 빠뜨려먹었지만, 근래 들어서는 웬만한 일이 아니고서는 주일예배를 빠뜨리지 않으려고 애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중에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담임이신 권오헌 목사님의 설교로 깊은 감동을 얻기 때문이다.

 

성경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기초로 해서, 한 구절 한 구절 성경을 풀어 가시는 설교도 감동이지만, 보통 사람들은 쪽팔린다는 생각에 감춰놓을 것 같은 삶의 경험담들을 진솔하게 풀어내서 설교에 인용하시는 그 현실감이 내게는 훨씬 더 깊은 감동이다.

 

게다가 말씀의 전개가 참 재미있다.

 

감동이 있고, 재미가 있으니, 예배드릴 때마다 그 하시는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내 귀에 쏙쏙 담겨든다.

 

저 지난 주일인 2018826일 오전 930분부터 시작된 2부 예배에서도 마찬가지로 그랬다.

 

성경 구약 출애굽기 211절로부터 36절까지의 구절을 바탕으로 해서, 법조문과 법정신이라는 제목의 설교를 하셨는데, 이날의 설교 또한 내 가슴에 깊은 감동으로 와 담겼다.

 

네가 백성 앞에 세울 법규는 이러하니라

 

1절 구절 이하로, 종에 관한 법과, 폭행에 관한 법과, 임자의 책임에 관한 법을 규정해 놓은 것이, 바로 출애굽기 21장의 구절들이었다.

 

권 목사님은 이날 설교에서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세세하게 설명해주셨다.

 

모세를 내세워 400년 세월을 애굽에서 노예로 지내던 이스라엘 민족을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이끌어내신 하나님이시고, 또 그 민족이 지켜야할 공의의 법조문을 만드신 하나님이시지만, 그 법조문을 현실에서 실행함에 있어서는 인간 사랑을 바탕으로 하시는 하나님이시라는 것이, 권 목사님이 이날 예배에서 하신 설교의 핵심이었다.

 

권 목사님의 이날 설교에서 특히 내 가슴을 콕 찔러 들어오는 대목이 있었다.

 

곧 빚에 대한 말씀이셨다.

 

채무자는 공의를 위해 진 빚을 꼭 갚아야 하지만, 채권자는 때론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 빚을 탕감해줄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권 목사님의 그 말씀을 들으며, 나는 내가 진 빚과, 내가 준 빚에 대하여 생각을 해봐야 했다.

 

안 갚거나 덜 갚은 빚이 있는지도 생각해봤고, 누군가 내게 진 빚을 탕감해준 적이 있는지도 생각해봤다.

 

다 갚았고 다 탕감해준 것 같았다.

 

아니었다.

 

덜 갚았고, 덜 탕감했다.

 

반세기 전으로 거슬러, 내 삶이 너무나 척박해서 밥 먹고 살기도 힘들었을 때 그때, 외삼촌에게 빌린 돈 10만원을 10년 만에 원금 10만원만 갚아놓고는 다 갚은 것으로 치부하고 있는 것이 그랬고, 4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직속상관에게 빌려준 돈 3만원을 받지 못했다고 그의 자녀 혼사 때 부조 한 푼 안 한 것이 그랬다.

 

그렇게 마음속 빚은 아직 덜 갚았고, 덜 탕감한 채로였다.

 

내 그래서, 가슴 찡한 감동으로 회개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이렇듯 권 목사님은 늘 내 마음을 찝쩍거리신다.

 

그래도 그 찝쩍거림이 도리어 좋아서, 나는 주일이 되면 아내와 함께 우리 서울시민교회로 발걸음을 향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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