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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 마을에서 온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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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기원섭 작성일16-09-15 07:21 조회1,180회 댓글1건

본문

 


 

 

산수유 마을에서 온 청년

 

 

봄이면 노란 꽃이 피고 가을이면 빨간 열매를 맺는다.

 

산수유다.

 

이른 봄에 꽃이 핀다 해서 봄의 전령사라는 별칭이 붙어 있는 그 산수유가 참 아름다운 마을이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곧잘 산수유 마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마을에 지천으로 피는 노란 산수유 꽃이 너무나 아름다워, 매년 3월이면 꼭 한 판 축제가 벌어지기도 한다.

 

경북 의성군 사곡면 화전리가 바로 그 마을이다.

 

 

한 달 전쯤의 일이다.

 

환하게 웃는 얼굴로 내 앞에 선 청년이 있었다.

 

스물다섯 나이의 김영광이라는 청년이었다.

 

서울 서초동 우리 법무사사무소 작은 행복에 남자 직원 하나를 신입으로 채용하게 되어 면접을 보러온 참이었다.

 

아버님이 경북 의성군 화전마을 화전교회에서 목회를 하고 계십니다. 화전마을은 노란 산수유 꽃이 아름다워 산수유 마을이라고도 합니다.”

 

바로 산수유 마을그곳에서 온 청년이었다.

 

미리 제출한 이력서에서 번듯한 외모는 이미 확인하고 있었지만, 그 얼굴에 그려놓은 웃음풍경은 내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얼굴은 한 폭의 풍경화요 한 권의 책이다. 얼굴은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한 발자크의 말대로, 내 앞에 선 그 청년의 얼굴풍경은 곧 그 마음의 반영이라고 생각했다.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는 사람이 되자

 

이력서에 써놓은 청년의 그와 같은 소신이 마음에 들어 더 이상 세세한 것은 물어보지도 않았다.

 

그 다짐이 곧 그의 처신이 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자기 필요에 의해서 나를 찾고 우리 사무소를 찾아서는, 줄곧 나를 고단하게 하다가 끝내 나를 슬프게까지 하고 떠나갔던 직원들의 얼굴 하나하나가 떠오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날로 그 청년을 채용했다.

 

 

2016년 이번 추석을 맞아 우리 사무소 직원들에게 떡값명분으로 몇 푼의 돈을 그 손에 쥐어줬다.

 

말 그대로 떡값 정도밖에 안 되는 아주 적은 돈이었다.

 

그 적은 돈에도 직원들 모두 감사하다고 했다.

 

몇몇 직원은 핸드폰 문자메시지로도 그 감사의 마음을 전해왔다.

 

김영광 그 청년도 마찬가지로 한 통의 문자메시지를 내게 보내왔다.

 

다음은 그 전문이다.

 

대표님! 떡값 감사합니다!!^^ 추석 잘 보내시구요~ 재충전해서 다시 열심히 하겠습니다.^^!! 좋은 시간 보내세요.’

 

감사하는 것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재충전해서 다시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새로운 다짐까지 보태고 있었다.

 

안 해도 될 다짐까지 보태주는 그 마음이, 내게는 또 하나의 귀한 선물이었고, 그래서 가슴 깊이 감동으로 담길 수밖에 없었다.

 

이젠 도리어 내가 감사해야 할 지경이었다.

 

내 그래서 이렇게 답장 메시지를 보내야 했다.

 

감사할 줄 아는 마음, 그것도 장문의 글로... 그것은 곧 정성스러움의 상징입니다. 내 미리 짚어보건대 김 군은 분명 큰 인물이 될 겁니다. 늘 힘내세요. 그 덕에 요즘 우리 사무소가 팡팡 돌아가므로...’

 

김영광이라는 산수유 마을에서 온 청년 하나를 만나려고, 지난 7년 세월의 단련이 있었는가보다 싶었다.

 

나도 그렇고, 아내도 그렇고, 그 세월을 잘도 참아냈다.

 

언뜻 내 등 뒤에 걸린 액자로 시선이 뒤돌아가졌다.

 

내가 다니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우리 서울시민교회에서 우리 사무소 개업때에 걸어준 액자로, 성경구약 욥기 2310절 구절이 새겨져 있었다.

 

그 구절, 곧 이랬다.

 

내가 가는 길을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순금같이 되어 나오리라

 

추석인 오늘, 내게 그렇게 단련의 세월을 주시고 또 감당하게 하신 하나님께 작은 감사의 헌금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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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안희국님의 댓글

안희국 작성일

이름대로  법무사무실에 영광스런 존재로  만남을 주신것같습니다.  지난  7년을 아주 힘들게  이어가심을 예전의  눈치로 감을 잡았었는데  계산을 넘어선 무조건적인 물질의 헌신이 시작되면서  사람도,  법무사무실도 형통하게 이끄시는  주님의 방법을 체험하시고 저또한  알게되는 것  같습니다.  집사님의 따듯한 마음이  정직하고 바른 청년을  바로 볼 수 있도록 눈과 마음을 열어주신 성령님께 모든 영광을 돌려 드립니다.  추석명절에 아주 의미있고  정감있는 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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