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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교회, 사랑 플러스 바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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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기원섭 작성일15-11-14 20:03 조회1,774회 댓글1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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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교회, 사랑 플러스 바자회
내가 다니는 서울시민교회에서 작은 행사를 치러냈다.
‘사랑 플러스 바자회’라는 이름으로 작은 시장을 연 것이 그것이다.
저 지난주 토요일인 2015년 10월 31일의 일이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교회 1층 앞마당에 전이 펼쳐졌는데, 나는 오전 11시쯤에 그 시장에 발걸음을 했다.
나는 원래 ‘바자회’의 의미를 잘 몰랐다.
대충 짚어, 신분이 높은 사람들이 모여서 사치스러운 물건을 사고파는 좀 비밀스러운 만남의 장인 줄로만 알았다.
그래서 ‘바자회’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행사는 아예 거들떠도 안 봤다.
그러다가 15년쯤 전으로 거슬러, 내가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총무과장으로 근무하고 있을 때, 여직원들이 자선 바자회를 하겠다고 해서, 그 행사의 의미를 자초지종 물어보는 과정에서, 바자회의 그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된 것이다.
국어사전에서는 ‘공공 또는 사회사업 따위의 자금을 모으기 위하여 벌이는 시장’이라고 풀어놓고 있었다.
그동안의 편견이 참 부끄러웠다.
물론 여직원들의 자선 바자회는 성공적으로 치러졌고, 그 수익금은 그 해 연말에 불우이웃을 돕는데 쓰여 졌다.
그때를 기점으로 해서, 내 생각의 세계는 큰 변화를 가져왔다.
사회적 기여에 있어서는, 누구나 똑 같이 부담하면 된다는 평균적 사고에서 가진 자가 좀 더 많은 부담을 해야 한다는 배분적 사고로 바뀌었고, 장애에 있어서도, 개인적 책임이라는 생각에서 사회적 책임이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남녀에 대한 가치관도 바뀌어서, 공개된 자리에서 우리나라 전통적 문화인 ‘남존여비’(男尊女卑)라는 그 넉 자를 한 자 한 자 운으로 해서 풀어가면서, ‘남자의 존재의미는 여자의 비위를 맞춰주는 것에 있음’이라고 우스개 풀이를 할 정도까지에 이르렀다.
그렇게 주위 두루두루 감싸 안고 가면서, 내 삶에는 끊임없는 변화가 일어났고, 그 변화와 함께 늘 감사한 하루하루 일상이다.
당연히 우리 교회에서 벌이는 그 바자회에도 발걸음을 했다.
아내를 동행했고, 관심 있는 이웃도 동행했다.
특히 이날의 바자회는 우리 교회에서 봉직하시다가 ‘말씀동산교회’를 새로이 개척하신 홍순관 목사님을 돕는 의미도 있었다.
홍 목사님을 돕는 것도 큰 기쁨이었지만, 이날 행사에서 우리 교회 담임이신 권오헌 목사님의 활짝 웃어주시는 그 얼굴 풍경을 대할 수 있었음도 큰 기쁨이었고, 우리 순장이신 안희국 권사님으로부터 군밤 한 봉지를 얻을 수 있었던 것도 큰 기쁨이었다.
나는 책 여섯 권을 샀다.
권당 500원 해서, 모두 3,000원의 값을 치렀다.
헐값도 너무 헐값이었다.
내 손에 쥐어진 책은 파스테르나크의 ‘의사 지바고’와 톨스토이의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와 김대행의 ‘문학이란 무엇인가’와 이석연의 ‘책, 인생을 사로잡다’와 토머스 F 매든의 ‘십자군’과 이해인의 ‘내 魂에 불을 놓아’ 그렇게 여섯 권이었다.
그 제목만으로도 벌써 내 가슴에 독서의 열정이 담겨들고 있었다.
그 여섯 권의 책을 내 책상 면전의 책꽂이 꽂아 놨다.
틈만 났다하면 꺼내들고 읽어갈 요량에서다.
맨 먼저 35년 전에 분도출판사에서 펴낸 이해인의 제 2시집 ‘내 魂에 불을 놓아’를 집어 들었다.
첫 장을 넘겼다.
‘나의 소중한 詩의 벗들에게’라는 제목으로 쓴 홍윤숙의 서문이 있었다.
홍윤숙이 누군지 나는 모른다.
알 필요도 없다.
그가 쓴 서문에 어떤 내용이 담겼느냐 하는 것만 내게 소중할 뿐이다.
그 서문을 읽어갔다.
이해인의 시를 아직 한 편도 읽지 않았음에도, 이미 내 가슴에 짜릿한 감동이 스며드는 것 같았다.
다음은 그중 핵심대목이다.
나의 소중한 詩의 벗들이여,
이 적나라한 나심의 목소리를 들으십시오.
사랑의 기쁨과 고뇌, 신앙의 역설적 고백을 들으십시오.
입술과 말로 꾸미는 매끄러운 소리가 아니라, 가슴과 핏줄로 토해내는 깊은 영혼의 소리를 들으십시오.
대패질도 기름칠도 하지 않은 마구 깎아낸 원목 같은 생명감을, 그 거친 살결 속에 숨은 한없이 뜨거운 숨결을, 뚝뚝 찍어낸 生木의 향기로움을.
바로 당신의 기쁨, 당신의 아픔, 당신의 사랑과 고뇌가 그 속에 있습니다.
이 天心의 작은 수녀, 그는 바로 당신 자신입니다.
그 天心의 주인공이 곧 나라는 것이었다.
그 한 마디, 내겐 은혜였고 축복이었다.
댓글목록
안희국님의 댓글
안희국 작성일동영상으로 보는 바자회현장이 정말 생동감있고 또다른 감동이 있네요.... 좀 힘은 들어도 불평하지 말고 더 힘껏 잘해야겠다는 결심도 하게되고 집사님의 귀한 은사가 많은 성도님들께 도전과 힘을 주고 있습니다. 특별히 오늘 힘든 상황에서도 교회로 발걸음을 하신 김선생님 말씀이나 찬양을 통해서 위로 받으셨을줄 믿습니다. 평안한 마음으로 끝까지 기도하시면서 아버님 천국길로 인도하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오늘 주신 말씀처럼 계속 감사로 기도하게 되면 하나님께서 전도할 문을 열어주시고 마땅히 할 말도 알려주시는줄 믿습니다 ~~~ 김선생님 용기를 내시고 힘을 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