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가 <이웃과 함께하는 도시 교회2>를 출간했습니다. '우리 교회' 안에만 머물러 있는 게 아니라, 지역사회와 함께하고 주민을 섬기는 교회 10곳을 취재했습니다. 책을 많이 구입해 읽어 주시면 좋겠지만, 이런 교회들은 더 널리 알리는 게 좋겠다 싶어 매주 한 교회씩 홈페이지에도 게재하기로 했습니다. 많이 읽어 주시고 주변에도 퍼뜨려 주세요.
- 편집자 주

■ <이웃과 함께하는 도시 교회2> 소개글
■ 김종희 대표의 머리글

■ 책 구입 바로 가기

서울 천호대로 군자역에서 아차산역으로 향하는 고갯길 오른쪽에는 오래돼 보이는 빨간 벽돌 건물이 우뚝 서 있다. 교회 벽면에는 서울시민교회라고 크게 쓰여 있는데, 중후한 멋이 풍겨 나온다. 

서울시민교회(권오헌 목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소속이다. 권오헌 목사는 2009년에 서울시민교회의 청빙을 받아 부임했다. 20여 년 전, 선교 단체 SFC의 대표 간사로 있으면서 협동목사로 함께 사역했던 인연이 있다. 영국으로 유학을 다녀온 뒤에는 대구에 불꽃교회를 개척해 건강한 목회를 지향했다. 교단에 몇 안 되는 1,000명 규모의 교회에서 부르면 기쁘게 달려올 법도 한데, 권 목사는 즉각 응답하지 못했다. 불꽃교회 교인들이 눈에 밟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1년 넘게 담임목사 없이 지낸 서울시민교회의 사정에, 또 여러 번 대구로 찾아오기까지 하는 노력에 더는 무시할 수가 없었다.

  
▲ 서울시 광진구 능동에 있는 서울시민교회. 39년의 역사 속에서 진득한 사역을 해 왔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설립된 지 39년이나 된 교회라 그런지 담임목사가 모든 사역을 주관하지는 않는다. 사역을 담당하는 각 부서(그룹)가 자율적으로 사업을 계획하고 진행한다. 교인마다 관심 있는 분야도 다르고 전문성을 띄는 분야도 다르다. 권 목사는 이들이 주체적으로 책임감 있게 일할 수 있도록 믿고 맡기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굳게 믿는다.

권오헌 목사는 남이 시켜서 마지못해 하는 사역보다는, 교인들이 먼저 나서서 주체적으로 임하는 사역을 원한다. 지역에 실제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전 교인이 늘 깨어 있으면서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교회를 선한 사마리아인에 비유했다. 교회가 어려움을 당한 지역 사람들을 돕는, 선한 이웃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한 번 돌본 장애인, 끝까지 책임진다 

서울시민교회가 가장 오랫동안 행하는 사역 중 하나는 장애인 사역이다. 20년 전, 교회는 발달 장애인을 위해 '희망부'를 만들었다. 현재 많은 교회가 '사랑부'나 '희망부'라는 이름으로 주일마다 교회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처음에는 서울시민교회도 그렇게 시작했다. 미성년의 발달 장애인들이 함께 모여서 예배하고, 교제했다.

그러나 해가 바뀌어 이들이 성인이 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특수학교를 졸업한 발달 장애인들은 평일에 일할 곳도, 딱히 갈 곳도 없었다. 부모가 없는 장애인들은 장애인 요양 시설로 보내지는 경우가 많았고, 부모가 있더라도 온종일 집에 데리고 있으면서 돌볼 환경이 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서울시에서 장애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공급보다 수요가 훨씬 많아 이용하기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서울시민교회가 위치한 광진구에는 관련 시설이 없어 더 열악한 상황이었다. 주일에는 교회에 나와 즐겁게 지내는 장애인들이 평일에는 갈 곳이 없어 고립된 생활을 하기 일쑤였다.

8년째 장애인 부서 사역을 담당하는 김경호 목사는 이들을 위해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고민한 끝에 '희망의학교'를 만들게 되었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교회에서 돌본 발달 장애인들이 갈 곳이 없게 되었을 때, 결국에 책임져야 할 곳은 교회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들이 늙어 죽을 때까지 교회가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가 이들을 돌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아직은 우리 사회가 그런 일을 다 감당하지 못하기에 교회가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희망의학교는 지적장애나 발달 장애를 앓고 있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평일에 여는 교육 시설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학생들은 이 시간 동안 일상생활에 필요한 간단한 정보 등을 배운다. 현재 학생 수는 22명이지만, 지역사회의 수요가 높아 더 확충할 예정이다. 희망부에 다니고 있거나 다른 교회에 출석하는 교인이 80%, 비기독교인이 20% 정도다. 평일에 이곳을 다녀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20∼30대의 발달 장애인이다.

  
▲ 서울시민교회는 발달 장애인 사역으로 유명하다. 교회는 단순히 그들을 돕는 게 아닌, 일터를 만들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학교 건물이 위치한 교회는 법인이 아니어서 총회 유지재단에 교회의 모든 재산을 귀속시켰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희망의학교는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총회 유지재단 소속으로 재단이 서울시민교회에 희망의학교 운영을 위임한 형태다. 사회복지사 4명과 정부에서 배정해 주는 공익 근무 요원 4명이 학교 운영 전반을 맡고 있다. 사회복지사 3명의 인건비는 정부에서 지원받고, 부족한 부분은 수업료와 교회 지원금 등으로 충당한다.

매일 발달 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하다 보니 그들에게 어떤 부분이 필요한지 알게 되었다. 이들은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지루함을 느끼곤 한다. 여기에 착안해서 교회는 또 다른 일 하나를 계획했다. 발달 장애인들이 일반인들처럼 노동하고, 적더라도 그 대가를 받는 시스템을 만들어 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희망일터와 희망을심는나무다.

2012년에 세워진 희망을심는나무는 행정자치부 인증 마을 기업이다. 희망나무라는 인터넷 쇼핑몰을 열어 미니 화분과 각종 화훼 제품을 팔고 있다. 기업체나 기관의 단체 주문을 받기도 하고, 개인 주문도 받는다. 여기서 파는 제품을 만드는 곳이 희망일터다. 희망일터는 장애인 보호 작업 시설로 성인 장애인들이 모여 단순 임가공을 한다. 현재 30명이 희망을심는나무에서 판매되는 미니 화분을 키우고 제품을 포장하며 그 대가로 일정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다.

이 사역에서 고무적인 일은 장애인들이 만드는 일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교회는 희망일터에서 나온 물건을 오프라인으로 파는 방안도 마련했다. 인근 어린이 대공원 내에 매장을 만들어서 물건을 직접 파는 일도 함께 하고 있다. 자신이 만든 물건이 팔리는 과정을 보는 것은 발달 장애인들에게도 정말 좋은 일이다. 발달 장애인들이 고객과 마주하고 물건을 파는 행위 자체가 이들의 정신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희망의학교와 희망일터의 사역은 주말에 모두 쉰다. 부모가 돌볼 수 있는 장애인들은 상관없지만, 돌봐 줄 사람도 없고 주 중에 교회에 나오는 것이 습관으로 자리 잡은 사람들은 주말을 보내기가 힘들다. 이런 이들을 위해 희망토요학교를 준비했다. 토요학교는 희망의학교와 비슷한 형태로 운영된다. 매주 토요일, 장애인 25명이 모여 오전에는 예체능 과목과 성경을 공부하고, 오후에는 방과 후 학습 형태로 도자기 체험, 한글 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화한다.

토요학교의 좋은 점은 교회 내 다른 부서와 협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사역에 관심이 있는 중·고등부 학생들은 토요학교에서 도우미로 봉사한다. 발달 장애인들과 함께 웃고 떠들다가 자신도 몰랐던 자기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장애인들과 친해져서 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사회복지를 배워 사회복지사가 된 경우도 있다. 이것이야말로 꿩 먹고 알 먹는 일이다.

  
▲ 장애인들은 희망일터에서 노동을 하고, 희망을심는나무에서 물건을 판매한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청년들의 집 문제에 주목하다

서울시민교회가 주목한 또 다른 지역 사업은 청년들에게 집을 빌려주는 것이다.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지방 학생들이 서울로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주거 문제는 이들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서울의 집값을 감당하는 것은 부모 도움 없이는 거의 불가능하다. 직장인들이야 그나마 주택 자금 대출이라도 받을 수 있지만, 학자금 대출로 이미 빚더미에 올라앉은 학생들이 또 빚을 얻기는 힘들다. 서울시민교회는 여기에 주목했다.

교회 인근에는 종합대학이 건국대, 세종대 두 곳이나 있고 대학가로 연결되는 2호선 지하철 건대입구역도 있어서 자취하는 학생이 많다. 지방에서 올라온 목회자 자녀나 교인 자녀들의 월세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어 주기 위해 시민학사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교회는 저렴한 가격으로 학생들에게 살 곳을 제공하고, 지방에서 온 학생들은 학사에서 서로 의지하며 청년 공동체 생활을 이어 간다.

교회가 사역을 시작한 이유는 지방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올라온 대학 새내기들의 서울 적응을 돕기 위해서다. 생활 부분에서의 적응도 필요하지만, 홀로 서울에 올라온 청년들이 신앙생활을 바르게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중요했다. 교회에 정착하지 못하는 학생들 중에는 아는 사람이 없어 여기저기를 떠돌다가 결국 교회를 아예 떠나는 경우도 많았다. 서울시민교회는 이들에게 살 곳을 제공하고, 학생들은 교회에서 비슷한 또래들과 봉사하면서 낯선 환경에 잘 적응하고 정착하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교회가 운영하는 학사는 현재 9곳이다. 교회 건물을 이용하거나 부속 건물을 새로 지어 학사를 운영하는 교회들도 있지만, 서울시민교회는 교회 근처의 집을 임대했다. 대학생들은 한 달에 10만 원의 학사 이용료를 낸다. 인근 대학가에 5평도 안 되는 작은 원룸의 월세가 약 40만 원인 것을 감안하면 학사 이용료는 4분의 1 수준으로 아주 저렴하다. 설사 월세가 해결된다 하더라도 보통 500만 원, 많 게는 1,000만 원을 요구하는 보증금도 문제다. 학교 기숙사가 아니고서야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자취로 생활하기가 쉽지 않다.

학사에 빈자리가 생길 때마다 교회나 대학교의 홈페이지에 지원자를 모집하는 공고를 낸다. 공고를 내고 새로운 입주자를 뽑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워낙 저렴한 가격인데다가 서울시민교회의 돌봄을 받을 수 있기에, 신입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한 학사에 5~6명이 함께 생활한다. 보통 한 방에 두 명이 생활하지만 큰 방에는 3명까지 생활하기도 한다. 작은 방은 한 명이 쓰는데, 먼저 입소한 선배들이 편히 지낼 수 있게 양보한다. 학사 규칙은 학사마다 조금씩 다르다. 학사에 사는 사람들이 모여 직접 정하기 때문이다. 일정 금액씩 분담하는 생활비를 조금 더 책임감 있고 투명하게 사용하려고 간사와 회계도 두었다. 별것 아닌 일 같지만, 영 수증도 일일이 공책에 붙여서 보관한다. 작은 훈련으로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다. 통금 시간도 있다. 원래는 11시였는데, 공대나 미대에 다니는 학생들은 밤늦게까지 학교에서 과제를 하는 경우가 많아 시간을 지키기가 힘들었다. 지키지 못할 통금 시간을 정할 바에 현실을 반영하자는 의견이 많아 12시로 1시간 늦췄다.

서울시민교회가 학사를 운영하면서 또 한 가지 원칙을 정한 것이 있는데, 바로 교회 출석이다. 시민학사에서  활하는 청년들은 서울시민교회에 출석하는 것이 원칙이다. 친한 사람 하나 없는 서울이지만 신앙과 일상생활 모두 누군가가 돌보고 있다는 것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학사 생활을 시작한 지 6개월이 지나면 각자 자기 달란트에 따라 교회 봉사도 해야 한다. 물론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도 있지만 나가라고 다그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켜보면서 교회 출석을 권면하는 쪽으로 대처하고 있다.

학사에서 머무는 학생들은 매주 담당 목사의 심방을 받는다. 이 자리에서 서로 소통하며 필요한 점, 말 못할 고충 등을 다 털어놓는다. 매월 학사 전체 예배도 드리고, 1년에 두 차례 학사 수련회도 진행한다.

원래 학사는 말 그대로 학생들만을 위한 일이었다. 초기에는 학사에 머물 수 있는 기한도 2년으로 못 박았다. 그러나 서울에서는 대학교 생활 2년을 하더라도 돈을 모아 자립할 환경이 마련되지 않는다. 그래서 졸업 기한 4년과 유예 기간 1년을 더해서 총 5년으로 늘렸다.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취직해 직장인이 되어도 주머니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직장 초년생들에게 보증금 없이 집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대학생을 위한 학사뿐만 아니라 직장인을 위한 학사를 시작한 계기다. 총 9곳의 학사 중 2곳이 직장인을 위한 청년 학사로 운영 중이다. 직장인은 수입이 있으므로 15만 원의 월세를 내야 한다. 대신 직장인에게는 학생들만큼 간섭하지 않는다. 이미 학사 규칙이 몸에 밴 사람들이어서 자기 관리를 잘하기 때문이다.

지역사회에 필요하지 않은 일은 과감하게 포기

  
▲ 교회는 지역에서 꼭 교회가 하지 않아도 될 일은 과감하게 접는다. 어린이집 문을 닫고 '시민아기학교'를 만들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서울시민교회는 지역에 필요한 일을 하자는 신념으로 사역에 임한다. 잘 운영하는 사역이라하더라도 지역에 필요 없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포기한다. 원래 교회는 지역의 영유아들을 위해 어린이집(선교원)을 운영했다. 시간이 흐르고 인근에 유사 시설이 늘어나자, 이 일이 꼭 교회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서울시민교회는 과감하게 선교원을 접고 '시민아기학교'를 개설했다.

시민아기학교는 보통 48개월 미만의 유아를 대상으로 매주 목요일에만 운영한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와서 세 시간 동안 웃고 떠들고 뒹구는 프로그램이 주를 이룬다. 프로그램은 전면 무료로 지역 주민이라면 누구와 참여할 수 있다. 참가하는 조건으로 교회를 꼭 다녀야 한다는 식의 제한도 전혀 없다. 실제로 전체 참여자 중에 비기독교인이 3분의 1을 차지한다.

교회가 운영하는 상록아카데미도 마찬가지다. 상록아카데미는 65세 이상의 어르신을 대상으로 하는 노인 대학이다. 원래는 지역 성인을 대상으로 문화 수업을 진행했는데, 광진구청과 인근 대형 마트 등이 또 다른 문화센터를 개설하면서 이 일을 교회가 꼭 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사라졌다. 서울시민교회는 또 한 번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문화 수업을 접고 상록아카데미로 전환했다. 지역에 실제로 필요한 사역을 해야 한다는 생각 하나뿐이었다. 지역에 사는 어르신들을 초청해 무료함을 달래 주고, 필요한 기술 등을 전하고 있다. 사역 초반에는 타지에서 오는 참가자도 많았지만, 지금은 지역 주민과의 관계를 고려해서 광진구에 거주하는 어르신에 한해 참가자를 받는다.

사실 취재를 시작하기 전, 서울시민교회에 대한 설명을 읽을 때만 해도 별 감흥이 없었다. 초대형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교회에서 의무적으로 행하는 사역이겠거니 생각했다. 그러나 교회가 사역하는 현장을 직접 보 니 그런 의심은 싹 사라졌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교회 평판이 좋았다. 한곳에 오래 있는 교회는 인근 주민과 크고 작은 문제로 실랑이를 벌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서울시민교회에는 그런 일이 없다. 인근에서 교회를 추천하면 대부분 서울시민교회를 추천한다. 2014년에 등록한 새신자 중에 절반이 비기독교인이었다. 장년 출석 인원이 1,200명이 넘는데, 그중 3분 의 1은 최근 5년 새 등록했다.

  
▲ <이웃과 함께하는 도시 교회2> / 뉴스앤조이 편집국 지음 / 뉴스앤조이 펴냄 / 192쪽 / 8,000원

새신자가 늘어나고 교회가 성장한다고 해서 그것에 안주하지 않았다. 건강한 교회를 많이 세우자는 의미로 경기도 구리시에 교회를 분립·개척했다. 서울시민교회 설립 40주년을 기념해서 추진한 사역이었다. 구리시에 자리 잡은 우리시민교회(오경석 목사)는 성도 수가 500명이 되면 또다시 교회를 분립하기로 미리 정하고 사역을 시작했다.

권오헌 담임목사와 교회는 앞으로도 지금의 사역을 유지하며 발전시킬 생각이다. 우선으로 생각하는 사역은 희망일터를 다니는 장애인들이 4명씩 한 집에 머물며 숙식할 수 있게 돕는 일이다. 그렇게 조금씩, 지역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면서 또 다른 필요가 있으면 적극 나설 생각이다.

"우리가 하나님 사랑을 많이 받았잖아요. 은혜받은 사람은 평생 빚진 마음이 있는 것 같아요. 저나 우리 고신 교단은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그 일을 추진하기로 마음먹으면 꾸준하게 갑니다. 시작하기까지 시간이 걸려서 그렇지 한번 시작하면 오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