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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 몇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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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인순 작성일15-05-13 13:54 조회5,210회 댓글2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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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도
내가 외로운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외로운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내가 추운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추운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내가 가난한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가난한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더욱이나 내가 비천한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비천한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그리하여 때때로
스스로 묻고
스스로 대답하게 하여 주옵소서
나는 지금 어디에 와 있는가?
나는 지금 어디로 향해가고 있는가?
나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
나는 지금 무엇을 꿈꾸고 있는가?
사는 법
그리운 날은 그림을 그렸고
쓸쓸한 날은 음악을 들었다
그리고 남는 날은
너를 생각해야만 했다
안쓰러움
오늘 새벽에 아내가 내 방으로 와
이불 없이 자고 있는 나에게 이불을 덮어주었다
새우처럼 구부리고 자고 있는 내가
많이 안쓰럽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잠결에도 그걸 느낄 수 있었다
어젯밤에는 문득 아내 방으로 가
잠든 아내의 발가락을 한참동안 들여다보다가 돌아왔다
노리끼리한 발바닥 끝에 올망졸망 매달려있는
작달만한 발가락들이 많이 안쓰럽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아내도 자면서 내 마음을 짐작했을 것이다
우리는 오래 전부터 다른 방을 쓰고 있다
멀리서 빈다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
나 한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안 부
오래
보고싶었다
오래
만나지 못했다
잘 있노라니
그것만 고마웠다
풀향기 한줌
기죽지 말고 살아봐
꽃 피워봐
참 좋아
댓글목록
안희국님의 댓글
안희국 작성일
시는 언제나 우리의 마음을 뭉클하게 하며 감동을 주지만 특별히 하나님의 사랑이 담긴 시인의 글은 더욱 가슴 절절하게 만드는 시가 되는것 같아요 읽고 또 읽다보면 내 마음을 들킨것 같기도 합니다. 자연스럽고 솔직하고 자상한 글인데 내가 쓰려고하면 한줄도 나가지 못하는것 보면
시인은 아마도 심령이 보통 사람과는 많이 다르게 깨끗한가 봅니다. 집사님...좋은 시인과 시를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최인순님의 댓글
최인순 작성일
저도 나태주 시인이 오십대나 되었을까 싶었지요.
왠지 기독교적인 정서로 시를 쓰는 것 같아 시인을 검색해보니 올해 71세시더라구요.
놀랐네요. 시골에서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사십여년을 지내셔서인지 글이 참 예쁘고 맑아요.
혹시 간증도 있을려나~ 찾아보니 있더라구요. 본인은 간증이라 하지는 않았지만~
맑고 순수한 그리스도인~! 참 매력있는데, 그럼 나는~? ㅠㅠ